사에와타리는 그날 경황도 없는 사이에 교통사고를 당해. 그 결과는 절망적. 다리의 신경이 완전히 마비돼버려서, 평생을 휠체어 위에서밖에 살 수 없어. 하지만 사에와타리는 그것에 대해서 회한을 느끼지 못해. 요미야와 카키자키는 그 사실을 츠루기에게 알리겠다고 했지만 사에가 거절. 이제와서 그 이야기를 듣고, 그로 인한 죄책감을 매체로 삼아 그를 되찾아오고 싶지는 않다는게 그 이유. 요미야와 카키자키 둘다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사에의 의사를 존중해서 알겠다고 해.
사에는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무력감을 실감해.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있거나 침대 위에 앉거나 누워서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사에는 점점 우울증에 빠져. 전직 축구선수였고,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뭔가 하는 걸 좋아하던 성격이라서 더 견디기 어려워.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하반신이 낯설고, 손을 대도 자신의 몸 같지가 않아서 기분이 이상해. 밥도 안먹고 방에 틀어박혀서 일주일동안을 거의 내리 잠만 잤어. 물론 몸이 망가지지 않을리가 없지. 그나마 간간히 깨서 물은 마셨으니 탈수증세는 없지만 살이 빠져서 무서울 정도로 말랐어. 요미야도 카키자키도 그런 사에와타리에게 무슨 말을 해 줄수가 없어.
어느날 요미야가 사에가 너무 걱정돼서 방안에 들어가봤는데, 사에가 엄청 편안하고 평화로운 표정으로 자고있는거야. 그래서 이놈 한여름인데 덥겠다 싶어서 이불을 걷었더니 이게 왠일, 이불 안쪽에는 피가 죄다 말라붙어있어. 당연히 식겁해서 자세히 살펴보니까 이불 속에 날 꺼내져있는 커터칼이 굴러다니고 사에가 입고있는 바지에도 피가 흥건해. 바지를 걷고 보니까 다리에다가 자학을 해놓은거야. 칼로 쭉쭉 긋고 파헤치고 … 이미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님. 꼭 생 가죽을 잡아 뜯어놓은것처럼 개판을 쳐놓은거야. 요미야는 뭐라고 말도 못하고 어느정도의 죄책감도 느껴서 약바르고 붕대 싸매주고 다시 이불 덮어주고서 나와.
다음날부터 사에가 약간 이상해져. 그래도 나쁜쪽으로 이상해진건 아니지만, 꼬박꼬박 나와서 밥도 잘 먹고 웃으면서 대화도 잘 해. 가끔은 약간 우울해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책도 읽고 노래도 듣고 tv도 봐. 뭔가 이상한데? 싶으면서도 상태가 호전되긴 호전된거니까 요미야랑 카키자키는 일단 안심. 그 불안불안한 평화가 지속된 지 사흘 남짓도 안돼서 사에가 둘 있는데서 입을 열고 말을 꺼내. 나 산책좀 나가도 될까? 요미야랑 카키자키는 한 3초정도를 무슨 말을 해야할지 얼었다가 왜 안되겠어!!!두손 두발 다 들고 환영. 당연히 저놈이 자기 의지로 바깥공기 쐬겠다는데 둘이 왜 말려.
오랫만에 밖에 나섰어. 남들 눈이 아직은 신경쓰여서 자기 저택 정원만 맴돌았지만. 여담인데 사에는 굉장히 부잣집 아들내미일것같음.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혼자서 재산 관리 하면서 산다던가. 일단 이건 이번 썰 한정. 어쨌든 그러고서 무릎 위에 덮은 담요만 만지작거리고, 휠체어 밀어주는 요미야랑 대화나 하면서 정원을 산책했지. 그러다가 추억을 되짚으러 잠시 들어와있던 츠루기와 마주쳐. 당연히 사에는 화들짝 놀라고. 아무런 말도 못하고 눈만 깜빡이다가 입술을 앙물었어. 츠루기는 잠시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고 멍하니 보다가, 무작정 담요를 움켜쥐고 확 들춰. 겉으로는 옷밖에 안보이지만 직감적으로 자기 형이랑 똑같은 꼴이라는 걸 깨달음. 셋 사이에 뭐라 형용키 어려운 정적이 감돌음. 사에와타리는 잠시 아무말 안하다가 말없이 손을 뻗고서 이내 한마디 해. 담요 달라고. 츠루기는 혼란때문에 어쩌지도 못하고 있고, 사에와타리가 손을 뻗어서 담요를 뺏어서 다시 덮어. 그리고 요미야를 돌아봐. 요미야는 얼른 눈치채고서 실례한다고 말하며 다시 휠체어를 밀어.
한참을 휠체어를 밀며 걸었을까, 요미야가 어렵사리 입을 떼. 그 애 신도랑도 헤어졌다고 하던데 왜 외면하는건데. 요미야는 사에가 버럭 화를 내거나 열폭할거라고 생각하고 각오한채로 말했지만 사에는 아무말도 못하고 씁쓸하게 미소만 지어. 그러고선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머뭇거리면서 입을 열어. 나는 이런 몸상태로 츠루기에게 '안아달라'고 말할정도로 당당하지 못해. 이렇게 말하면서 요미야를 살짝 돌아보고 억지 웃음을 지어보여. 사에는 웃고있었지만 요미야는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 구토감이 일 정도로 미안하고 안쓰러워서 눈물이 고여. 사에는 아무말도 없이 다시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정면으로 고갤 돌려.
츠루기는 츠루기대로 정신이 없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염치도 없지만 다시 사귀자고, 그렇게 말하려고 했는데 왜 휠체어에 앉아서 무릎에 담요를 덮고 있는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돼. 아니, 이해는 했지만 본능이 납득을 거부해. 츠루기는 멍하니 요미야와 사에가 간 쪽 방향을 바라보다가 얼굴을 감싸. 자기가 사에에게 무슨 짓을 해버린건지 도저히 모르겠어. 자기 손으로 소중한 사에를 난도질 한 기분이라서 눈물이 나. 담담한 표정으로 담요를 가져가던 사에의 눈이 아직도 눈꺼풀 속에 새긴듯 선명해. 그 체념한듯한 눈이 너무 안쓰럽고, 미안스러워서 츠루기는 도망치듯이 정원을 떠나버려.
여기까지 쓰고 너무 크게 벌린것같아서 적당히 후략
아마 사에와타리가 자살시도 한번 하고 요미야랑 카키자키가 울면서 사에와타리 달래고 … 어쩌다가 연이 닿아서 미국에 치료받으러 가고 완치돼서 오는데 츠루기가 소식듣고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용서해달라고 하는데 자학하는 심정으로 용서 안할거라고 말하고 뭐 그런 스토리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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